ESG 주간 인터뷰_Day3

ESG 주간 인터뷰 Day3

 

식집사의 기록

 

 
🙋‍♂️‘식집사’를 아시나요? 반려동물을 ‘모시며’ 산다는 재미있는 표현 ‘집사’를 따서 반려식물을 정성껏 기르고 교감하는 사람을 식+집사라고 합니다. 식물을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이나 소유물로 취급하지 않고 정서적 유대를 나누는 식집사 임직원들이 식물과 살아가는 모습을 함께 살펴볼까요? 🪴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략혁신팀 김정경 차장님
올해로 KOCCA 20년이 된 김정경입니다. 지난 6월부터 전략혁신팀에 근무하게 되어 새로운 업무에 적응 중입니다.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행복한 가정에 자녀가 셋이고 벌써 대학생이 2명입니다. 세월 빠르네요. 퇴근 후와 휴일에는 그림과 목공을 취미로 살아갑니다. 창작을 통한 자기효능감의 경험은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이 우선입니다. 별명은 ‘애드워드 킴’. 무려 요리하는 그분과 닮았다네요. 어렵습니다. 제가 키우는 반려식물은 테이블 야자, 홍콩 야자, 옵투사, 염좌, 비타타, 뱅갈고무나무, 아레카 야자, 스노우 사파이어 등등입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뭔가 전문적으로 보이는데 실은 대부분 격려와 응원으로 주신 고마운 선물과 마음의 식물입니다.
잘 키워주신다면 나눕니다. 손수 만든 화분 선반도 드립니다. 배송 포함 무료.
잘 키워주신다면 나눕니다. 손수 만든 화분 선반도 드립니다. 배송 포함 무료.
 
 
식물을 본격적으로 키우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그림과 목공 전시회에 선물로 보내주신 화분 중 몇 개는 나눔하고 남은 것인데, 제가 물건에 의미 부여를 잘하고, 좀처럼 안 버리는 성향이 있어 우선은 ‘살려야겠다!’라는 책임감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한때 전남농업기술원에서 농업인 교육을 받으며 귀농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역시 어려웠습니다. 또 더듬어 보니 나주시에서 운영하는 식물 키우기 교육도 받았었네요. 풀, 나무, 꽃, 산, 바다, 자연 좋아하는 자연인입니다. 목공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만, 살아있는 나무는 가지도 꺾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잘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안 하는 게 먼저입니다. 식물도 키우는 것보다 해하지 않는 게 먼저겠지요.
훌륭한 목수는 버려진 나무에서도 쓰임을 찾고, 성군은 사람을 잘 살펴 버려지는 사람이 없다. - 노자, 「도덕경」.
훌륭한 목수는 버려진 나무에서도 쓰임을 찾고, 성군은 사람을 잘 살펴 버려지는 사람이 없다. - 노자, 「도덕경」.
 
 
혹시 식물을 키우다 떠나보낸 경험이 있으신가요?
‘살려야겠다!’라는 생각이 강해 죽어가게 두고 싶지 않습니다. 죽이기 싫어요.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죽는 게 더 중요한 거잖아요. 다행히 식물은 규칙적으로 물만 줘도 새 가지가 돋고 꽃이 핍니다. 식물도 사람처럼 성실과 신뢰로 자라요. 그래서 “제 화분은 제가 물을 주겠습니다”라고 부탁드려 두었어요. 감사하게도 환경 관리해 주시는 분들이 회사 곳곳의 화분 관리도 맡아주시거든요. 조금은 같은 듯 다른 이야기지만, 식물은 물만 줘도 살지만, 사람은 버티기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일이 있어야 잘 살아갈 수 있지요. 좋은 일은 좋은 관계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스스로와의 좋은 관계겠지요.
 
 
식물이 잘 자라서 뿌듯했던 순간, 또는 키우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을까요?
꽃이 피고 새잎, 새 가지가 돋으면 반갑지요. ‘잘 자라주었구나, 믿고 있었구나’ 고맙고요. 식물은 정직해서 믿고 애정을 준 만큼 자라줍니다. 그러니 하나도 어렵지 않지요. 가끔 제 아내께서 저를 바라보며 “식물은 돈 안 쓰고, 말없이 자라서 좋네”라고 하시면 근자의 과오를 살피게 됩니다. 매사에 잘해야겠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러니 매사에 잘해야겠습니다. (페이스북 2023.5.14)
그러니 매사에 잘해야겠습니다. (페이스북 2023.5.14)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재양성팀 안태경 과장님
 
안녕하세요. 인재양성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안태경입니다. 회사에서는 아스파라거스 미리오를 키우고 있어요. 회사같이 통풍이 잘 안되는 곳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에요. 집에서는 화분에 1)유칼립투스, 2)아라우카리아, 3)홍콩야자, 4)아스파라거스 세타세우스, 5)보스턴고사리, 6)테이블야자, 7)스파티필름, 8)스킨답서스, 9)올리브나무를 키우고 있어요. 실내에서는 잎이 큰 친구들을 키우고 있고, 꽃이 피는 것보다는 보스턴고사리처럼 색이 독특하다거나, 유칼립투스처럼 잎 모양이 귀여운 것 등 잎의 색이나 모양을 중심으로 골라서 키우고 있어요.
아스파라거스 미리오 - 처음 들였을 때
아스파라거스 미리오 - 처음 들였을 때
아스파라거스 미리오 - 최근 모습
아스파라거스 미리오 - 최근 모습
단독주택이다 보니 마당에는 1)단풍나무, 2)목수국, 3)불두화, 4)사철나무, 5)자작나무, 6)로즈마리, 7)무화과, 8)셀릭스, 9)세이지, 10)블루베리, 11)동백나무 등을 키우고 있어요. 마당은 꽃이랑 계절을 생각해서 식재했어요. 동백나무나 사철나무 같은 상록수를 기본으로 심고, 목수국, 불두화, 세이지처럼 계절에 따라 꽃이 피는 식물들을 배치해서 항상 꽃을 볼 수 있도록 했어요. 블루베리나 무화과, 로즈마리처럼 식용이 가능한 부분이 열리는 식물도 키우고 있는데, 실제로는 별로 먹지 못했네요. 열매는 새들이 와서 먼저 먹어버려요.
집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들 (돈나무, 유칼립투스, 보스턴고사리)
집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들 (돈나무, 유칼립투스, 보스턴고사리)
 
그리고 올리브나무
그리고 올리브나무
 
이 식물을 키우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집 안에서는 뭔가 비어 있는 것 같고, 삭막하다고 느껴서 하나하나 들이다 보니 많아진 것 같아요. 식물이 그 장소에 있는 것과 없는 건 많은 차이가 나고 다른 집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서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집 밖은 집을 지을 때 필요한 최소한의 식재 규정이 있어서 그에 맞추어 심었고, 바깥의 풍경이 식물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식물이 늘어났어요. 차폐도 되고 저에게는 풍경도 되니 좋은 것 같아요.
사무실에는 모니터 옆에 두었어요. 기업육성팀 박세진 과장님 자리를 가보게 됐는데, 식물이 하나 있는 게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전에는 못 느꼈는데, 적절한 크기의 식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삭막함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저도 하나 들이게 됐습니다.
마당에서 키우는 - 은목서
마당에서 키우는 - 은목서
마당에서 키우는 - 목수국
마당에서 키우는 - 목수국
 
식물을 키우면서 뿌듯했던 경험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죽어가던 애들이 다시 살아날 때가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새순이 나면 새순 특유의 연초록 한 색이 나는데 그걸 볼 때마다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과습으로 죽어가는 친구들을 보면 키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당에서 키우는 건 그런 경우가 별로 없는데, 화분으로 키우다 보면 가끔 과습으로 죽더라고요. 제 딴에는 사랑을 줬는데, 그게 너무 과했나 봐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누리팀 박슬아 대리님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누리팀에서 지자체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박슬아 대리입니다. 휴일이면 텃밭을 가꾸고, 반려식물을 돌보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습니다. 저와 가장 오래 함께한 식물은 “테이블야자”입니다. 가늘고 짙은 초록빛 잎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자라는 모습이 특징인 식물입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은은한 햇볕만으로도 건강하게 자라주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잎에 분무해 주면 한결 싱그러워지기 때문에 건강히 자라라는 마음으로 자주 분무를 해주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곁을 지켜주며, 집을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존재입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회사 일에 지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업무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양지에서 쉬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에, 집이라도 휴양지 느낌을 내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알게 된 식물이 “테이블야자”였습니다. 잎사귀를 보자마자 “이건 휴양지에서 볼 법한 잎사귀다!”라는 생각이 들어 망설임 없이 데려왔습니다.
 
 
식물이 잘 자라서 뿌듯했던 순간이나 키우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을까요? 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텃밭의 작물이 잘 자라 수확할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올봄 수확한 쪽파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추운 겨울 동안 노랗게 시들어 죽은 줄만 알았던 쪽파가 봄이 되자 파릇한 새순을 내었습니다. 이 모습에서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텃밭 전경
텃밭 전경
수확작물(쪽파)
수확작물(쪽파)
수확 작물(가지, 애호박, 고추)
수확 작물(가지, 애호박, 고추)
반면 오크라는 매년 발아에 실패했던 작물인데, 이번에는 다른 해보다 씨를 늦게 뿌렸더니 잘 자라주어 기뻤습니다. 그동안은 발아에 적합한 온도를 고려하지 않고 씨를 뿌려서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겨울이 지나 언 땅이 녹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땅을 갈고 돌을 골라내는 작업부터 합니다. 그다음 비료를 미리 뿌려두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 과정에서 돌을 꼼꼼히 골라내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돌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으면 식물 뿌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게 됩니다.
 
 
나에게 ESG란 무엇인가요?
자연스러움입니다. 텃밭을 가꾸다 보면, 작물 하나만 잘 키운다고 해서 텃밭이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땅의 상태(Environmental), 그 안에 깃든 벌레와 새와 미생물들과의 관계(Social), 내년에도 지속 가능하게 꾸준히 땅을 돌보는 원칙(Governance), 이 세 가지가 함께 맞물려야 비로소 작물도, 텃밭도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습니다. ESG도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기에, ‘자연스러움’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찾아왔던 물까치
봄부터 초여름까지 찾아왔던 물까치
 
깻잎 잎사귀 위에서 햇볕을 피해 쉬고 있는 청개구리
깻잎 잎사귀 위에서 햇볕을 피해 쉬고 있는 청개구리
옥수수 화분 채집 중인 꿀벌
옥수수 화분 채집 중인 꿀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극장운영팀 이경민 과장님
 
안녕하세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극장운영팀에서 하우스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이경민입니다. 주제로 저를 표현해 보자면 ‘닥쳐야 배우는 초보 식집사’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식물을 집에 들이기 전에 완벽하게 공부하고 준비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일단 함께 살다가 문제가 생기면 ‘얘 왜 이러지?’ 하고 그때부터 원인을 찾아보는 편입니다. 생각해 보면 업무할 때도 비슷한 것 같아요…. 미리 모든 문제를 예상한다기보다 문제가 눈에 보이면 원인을 찾고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식물들을 보면 제가 무언가 굉장히 잘해서 건강하게 키운다기보다는, 서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함께 생존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강합니다. 식물마다 우리 집에 오게 된 사연도 다르고, 제가 각각의 식물에게 느끼는 감정도 다른데요. 공통점이 있다면…. 대체로 모두에게 조금씩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극장 앞 텃밭에 메밀 씨앗 심기
극장 앞 텃밭에 메밀 씨앗 심기
심었던 메밀 씨앗에서 싹이 났다!(하지만 금방 다 갉아 먹혔다..)
심었던 메밀 씨앗에서 싹이 났다!(하지만 금방 다 갉아 먹혔다..)
 
 
혹시 식물을 키우다 떠나보낸 경험이 있으신가요?
너무 많아요!!! 특히 고사리류는 지금도 제게 굉장히 어려운 식물입니다. 그동안 초록별로 보내버린 고사리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식물은 처음 디시디아와 함께 걸어주었던 수염틸란드시아입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풍성했던 친구였는데, 어느 순간 점점 힘이 없어지고 숨이 죽더라고요. 당시에는 겨울이라 공기가 건조해서 그런가 싶어 분무를 더 자주 해줬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으니 마른 부분을 계속 다듬어주기도 했고, 영양제도 뿌려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세 가지 모두 패착이었던 것 같습니다.
디시디아(위) 와 수염틸란드시아(아래)의 건강했던 한때
디시디아(위) 와 수염틸란드시아(아래)의 건강했던 한때
디시디아 흙 식재 제발 신엽을 내줘..ㅠ
디시디아 흙 식재 제발 신엽을 내줘..ㅠ
수염틸란드시아를 결국 행잉 고리에서 빼내던 순간에 ‘아, 내가 너무 많이 손댔구나, 너무 많은 관심을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식물이 아파 보이면 당연히 무언가를 더 해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기는데, 그 마음 때문에 식물이 회복할 시간을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만나는 다른 식물들을 키울 때도 이 기억을 자주 떠올립니다.
 
그럼, 반대로 식물이 잘 자라서 뿌듯했던 순간도 있으셨나요?
가장 강하게 기억나는 건 방울토마토입니다. 부서 내 ‘극장 앞 텃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토마토 곁순을 삽목한 작은 화분 하나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잎이 하나씩 떨어지더니 결국 잎이 거의 남지 않았어요. 상태를 보고 ‘이 친구도 곧 초록별로 보내줘야겠군.’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요. 어느 날 보니까 진짜 조그만 토마토 하나가 달린 거예요! 너무 놀라서 바로 사진 찍고 극장에서 기후위기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전송했습니다. 내가 미리 포기해 버린 것 같아 토마토에게 미안하면서도 동시에 얘가 정말 살아있구나! 하는 감각이 강하게 들었던 순간이었어요. 그 토마토는 아주 작은 상태에서 더 크게 자라진 않고 그대로 머물러있습니다. 그래도 아침마다 한 번씩 들여다보는데요. 작게 매달린 모습이 귀여워요.
작은 토마토!!
작은 토마토!!
 
 
나만의 식물 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아직 너무너무 초보 식집사지만, 예전보다 확실히 달라진 건 정해진 날짜보다 식물의 상태를 먼저 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평소 식물을 보다가 잎이 처져있는 것 같으면 흙을 직접 만져보고 화분을 들어서 무게를 느껴본 다음 물을 주는데, 보통 저면관수(물 담긴 그릇에 화분을 두어 아래에서부터 물을 주는 방식)로 주는 편입니다. 분갈이도 직접 합니다. 화분이 식물에 비해 너무 작아 보이거나 뿌리가 자랄 공간이 부족해 보이면 조금 더 큰 화분으로 옮겨줍니다. 통풍은 제가 원래 창문을 열어두고 사는 생활 습관 덕을 보고 있습니다. 식물에 대해 찾아보다 보면 통풍과 습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그때마다 ‘그래도 이 부분은 내 생활 습관과 잘 맞아서 다행이군’ 생각하곤 합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리법을 하나만 꼽으라면,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해 보일 때 물을 주고, 지나치게 자리를 바꾸거나 손대지 않고, 조금 기다려보는 겁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와도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상처받은 사람을 보면 무언가를 계속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상대방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다 알 수 없잖아요.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지만 상처 입은 상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고요. 너무 강한 햇빛이 식물을 태울 수 있듯이, 관심도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식물도 사람도 적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행잉플렌트에 꽂혀 구매했던 고사리(현재 분갈이 후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ㅠ)
행잉플렌트에 꽂혀 구매했던 고사리(현재 분갈이 후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ㅠ)
 
 
식물을 키우며 환경이나 생명에 관한 생각이 달라진 점이 있나요?
얼마 전 폭염에 집 밖에 내놓았던 식물의 잎이 하루 만에 심각하게 타버렸습니다. 집 안에서 보호받으며 자라는 작은 화분 하나도 이렇게 크게 타격을 받는데, 실제 자연 생태계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 농작물은 어떨까. 앞으로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떻게 될까. 기후 위기는 영화에서처럼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재난의 모습으로 찾아오기보다, 매일 마시는 커피값이 계속 오르고 내가 좋아하던 과일이 어느 날 너무 비싸져 쉽게 사 먹지 못하게 되는 방식으로 조금씩 천천히 우리의 삶을 파괴할 것이라는 얘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완전 타버린 슬픈 잎사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완전 타버린 슬픈 잎사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보통 햇빛 쐬어주는 방식
보통 햇빛 쐬어주는 방식
한편으로 식물을 키우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AI에게 계속 질문하고 있는데, AI 사용 역시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가끔 스스로 모순적이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아마 이런 모순까지 포함해서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계속 고민하고 조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실적인 환경 실천에 가까운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느리고 고요하게 보이지만, 강인한 생명의 에너지가 사진 너머로 물씬 전해지는 반려식물의 세계를 만난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 멋진 식물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셨다면, 서둘러 김정경 차장님께 연락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배송 포함 무료라고 하십니다 ^^